TRPG(Table-talk Role Playing Game)는 컴퓨터 대신 주사위와 대화로 즐기는 C(컴퓨터)RPG의 원조격인 놀이입니다. 해외에서는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TRPG이지만, 한국에서는 즐기는 사람만 즐기는 마이너 취미중 하나일 뿐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여러 가지 룰북이 국내에 정식 출간되긴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이죠.
그러던 중 지난 2016년 6월에 진행된 <크툴루의 부름> TRPG의 크라우드 펀딩은 국내의 마이너한 상황에 지쳐있던 TRPG 마니아들에 있어서 한줄기 희망이 되어주었습니다. 무려 2억원 (정확히는 206,836,000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이 후원자들을 통해서 모였거든요. 기존의 TRPG마니아뿐만 아니라, 크툴루 신화라는 소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펀딩에 참여함으로서 새로운 신규 인구가 TRPG계에 대거 합류하는 대사건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TRPG 크라우드 펀딩이 연달아 성공하면서 온라인상의 인지도가 커지는 모습을 보자, 저는 오프라인에서도 TRPG를 홍보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한마디로 영업을 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리고 결실을 맺었습니다.
2018년 5월 14일 월요일. 기사 작성과 학업에 지쳐있던 주변 지인들을 꼬드켜 순식간에 TRPG 마니아와 게이머, 그리고 일반인(?)으로 이루어진 <크툴루의 부름> 체험팀이 결성됐습니다. 과연 이 초보들이 모인 팀이 그린 이야기는 어디로 향하게 되었을까요?
자세한 플레이 기록은 첨부한 PDF를 보시고 이 기사에는 플레이어 소개와 참가 인터뷰만 담아 놓겠습니다. 궁금하시면 첨부파일을 확인하세요!
크툴루의 부름 TRPG Rule Book과 서플리먼트들. 물론 주사위와 필기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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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해를 가까스로 벗어나지 않는 곳에 수년 전 정부차원에서 계획된 인공섬 ‘수정’이 만들어졌습니다. 탐사자들은 비행기나 배로만 향할 수 있는 그곳에 찾아가는 중이거나 이미 살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발행한 주택복권의 당첨자. 혹은 그 당첨자의 관련자로서.
섬의 유일한 도시이자 섬과 같은 이름인 ‘수정’시는 복지형 신도시입니다. 그 신도시의 공동주택에 거주할 권리를 주는 주택복권의 우선 당첨자는 생활보호대상자, 독신자, 한부모가정, 장애인 등이었기에 매우 평판이 좋습니다.
하지만 복권 정책 실시 1년이 지난 지금, 많은 이주자들이 연일 만성피로와 원인 불명의 편두통을 호소해, 부실공사로 인한 새집증후군 등을 의심한 이주자들이 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가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도 고려중입니다.
이러한 뒤숭숭한 분위기의 섬. 한참 사람들이 시위를 시작하려던 무렵, 지축이 울리며 땅에서 수정들이 솟아오르기 시작합니다. 마치, 섬을 감싸는 수정 우리처럼.
그리고 이 사건을 조사하는 4명의 남녀가 있습니다.
청년 가장을 만들어온 H군
" 제길. 중요한것들은 다 들고갔군. "
- 청년 가장 모모타 카이토
국가 대표 권투 선수가 꿈인 폭력 여고생을 들고온 Y양
" 니 딸은 니가 지옥 가서 보던가!! "
- 국가 대표 권투 선수가 꿈인 여고생 히즈키 아야네
<사진 촬영을 거부한 G군>
"으..으아아아아"
- 잘생긴 허당 도서관 사서 이토 마사후미
<중국에서 스카이프로 진행한 C군.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서...설마.. 무너지는 건 아니죠?"
- 말이 씨가 되는 4차원 여대생 와타시와 후지미
그리고 필자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게임마스터, GM의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필자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게임마스터, GM의 역할을 맡았다.>
플레이어 참가 후기
Q. 첫 TRPG 참가인데, 어떻게 해서 TRPG에 참가할 결심을 했나?
Y양 : 질문자가 자꾸 해보라고 귀찮게 해서 한 번 해줬다.
H군 : 평소 질문자가 자꾸 언급하길래 꽤 흥미가 있었다. 단숨에 수락했다.
C군 : 나야 원래 하던 사람인데 이번에 질문자가 GM을 본다길래 냉큼 수락했다. 중국에서 참가하는 지라 스카이프와 컴퓨터 도구를 써야 했던게 제대로된 오프라인 TRPG는 아니었지만.
G군 : 시간 때우기 좋다고 해서 참가했다. 이렇게 길어질지는 몰랐지만.
Q. 플레이가 예정보다 매우 길어졌다. 거기에 대해서 감상은?
Y양 : 음 이게 떠들다보니까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라. 우리가 몇 번 모임을 가졌더라?
H군 : 4번이었다. 처음엔 얼마 못했는데 C군이 피곤하대서 흩어졌다.
C군 : 그것에 대해선 내가 할 말이 없다. 다음에 치킨 사겠다.
G군 : 나도 도중에 집열쇠를 놓고 오는 바람에 몇 번 늦어진 적이 있는데 나도 사야하나?
Y양 : 사라.
Q. TRPG를 직접 해본 느낌은 어떤가?
Y양 : 나는 처음에 이게 무슨 소꿉놀이인 줄 알았다. 소꿉놀이보다는 보드게임에 가까웠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게 흠이긴 한데 신선놀음 수준으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H군 : 뭐라고 하지 이게 직접 그 사람인척 연기 하는 일이 무지 쑥스럽긴 한데 몰입하면 그런 것은 별로 신경 안쓰게 되더라. 직접 이야기속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즐거웠다.
C군 : TRPG는 이걸로 한 4번째인가 그럴 텐데 온라인 게임과 다르게 상상력에 의지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거 로그는 어떻게 정리할 텐가? 여자 연기를 하다 보니 조금 쪽팔린다. 그냥 텍스트로 정리해주면 좋겠다.
G군 : 몇 번 더 해봐야할 것 같다. 아쉬운 점도 무지 많았는데 몰입해서 즐기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다음에 이런거 또 안하나?
Q. 이번에 해본건 <크툴루의 부름> 이라는 TRPG였다. 호러물 지향 TRPG였는데 무서웠나?
Y양 : 무섭지 않았다. 일본 드라마 중에 ‘기묘한 이야기’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그 드라마 본 기분이다. 다음엔 호러물말고 판타지도 해보고 싶다. 반지의 제왕 같은 장르로.
H군 : 무섭진 않았고 그 B급 호러 영화 한 편 본 기분이다. 봤다기 보단 직접 영화배우가 된 기분이었는데, 주사위 값이 안 나올 땐 손에 땀이 찰 정도로 긴장은 했다.
C군 : TRPG로 호러를 즐기려면 진짜 야간에 무서운 이야기 할 때처럼 불 끄고 각 잡고 해야 하는데, 우린 낮에 했다. 무섭진 않았다.
G군 : 컴퓨터를 사용해 진행해서 여러 가지 청각효과를 GM이 넣었는데 꽤 무서웠던 장면이 있는 반면에 잡스러운 느낌이 드는 효과도 여러 개 있었다. 무섭냐고 물어본다면 무섭기보단 스릴러 영화를 본 기분이다.
Q. 플레이에서 아쉬웠던 점은?
Y양 : 룰을 제대로 몰라서 헤맸던 점? GM이 그때마다 가르쳐 주긴 했는데 조금 더 책을 정독해볼걸 하고 후회가 좀 많이 든다.
H군 : 수동적으로 행동한 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서 너무 수동적으로 행동했다. 좀 더 상황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싶다. 라고 후회가 좀 있다.
C군 : 주사위가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최종 결전에서 패닉에 빠져서 어버버 하고 넘어질게 뭐냐. GM이 주사위를 조작한 게 틀림없다. (필자 : 조작은 없었습니다)
G군 : 너무 빨리 끝난 기분이다. 좀 더 해도 좋았을 텐데. 아쉽다. 정말 아쉬워. 다음에는 좀 길게 했으면 좋겠다.
Q. 한 마디 하고 싶은 말은?
Y양 : 이거 재밌어요! 꼭 한 번 해보세요! 주변에 TRPG 아는 사람보고 조르면 해줄거에요.
H군 : C형 우리 치킨 언제 사 줌?
C군 : 제가 중국에 있어서 치킨을 언제 사드릴지 모르겠네요. 하하.
G군 : 꼭 한번 해보세요. 진짜 재미있습니다.
최운영 기자
Chat Log for 크리스탈 케이지.pdf